나는 왜 이렇게 행복한가? 만약 돈이 없이 이렇게 딱딱한 빵을 씹고 있다면
나는 비참한 눈물을 흘릴지도 모른다.
그러나 내가 가고 싶은 길을 가고 있기 때문에 행복한 것이겠지.
동굴 속에 홀로 앉아 빵을 씹던 순간이 꽤나 행복했다.
- 길위의 천국 (이지상 터키 여행기)
괜히 블로그 스킨 좀 만져보고 개조한다고 들이대다가 포기하고 원상복구....
거의 일주일 만에 쓰는건가..
갑니다..
(사진 : D7000 , 렌즈 : 니콘 80-200mm f2.8 non-d , 탐론 17-50mm f2.8 , 토키나 12-24 f4.0
오후 4시쯤 됐을까 셀리메 수도원에 도착..
(셀리메 수도원 Selime Cathedral : 8세기에 만들어진 동굴 수도원으로 화려한 프레스코 벽화, 카파도키아 지역에서 큰 규모의 수도원 중 하나.)
* 우뚝 솟은 바위를 파서 만든 셀리메 수도원
* 올라갑니다. 올라갑니다.
가이드인 아흐맷은 다소 지친 표정으로 셀리메 수도원에 대해 말해주고 묻는다.
"올라갈래? 아님 그냥 아래서 볼래??"
날 보지마 아흐맷.. 버스만 타면 졸던 와이프의 컨디션을 살피느라 쉽사리 대답할 수 없다구..ㅋㅋ
우물쭈물 하는 사이에 일행들이 여기까지 왔는데 올라가지 뭐~ 라고 결정.. 사실 나도 좀 지치긴 했지만
꽤 가파른 언덕과 바위 사이로 길이 나있고 위태 위태하게 올라가니
파놓은 동굴도 지나게 되고 어느세 가장 높이 올라와 있다..
이마에 땀도 송글송글..
과거 수도원으로 쓰였던 까닭에 교육을 위한 공간도 있고.. 꽤 넓은 홀을 만들어서 종교적 활동도 할 수 있게 되어있다..
돌을 파고 깨고 해서 만든 공간 치고는 매우 훌륭한 모습을 보여주는걸..
* 지난 세월에 비해 내부가 잘 보존되어 있다.
꼭대기에서 보는 풍경이 좋아서 이곳에서 머물럿던 수도사들과 학생들은 환경만으로도 신의 존재를 느끼면서 살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이곳으로 유학도 보내고 했다는 걸 보니 그 시절에는 나름 in 카파도키아 수도원으로 명성을 떨친걸까?
그 시대에도 사람이 많이 몰려 제비뽑기로 입학을 결정지었다면 꽤 웃겼겠는걸..
* 수도원 정상에서의 풍경
정상에서 바람도 쐬고 이런 저런 생각을 하다보니 어느세 다시 출발하기로 한 시간이다.
괴레메에서 멀리 있는 곳을 묶어둔 투어기에 편하기도 하지만... 혼자 뭔가를 보고 내 마음대로 시간을 쓸 수 없는 건 여전히 익숙하지 않다..
그래도 다른 사람들에게 민폐를 끼칠 수 없으니 집합(?) 시간보다 빨리 수도원에서 내려간다..
"선생님~~ 하산 하여도 되겠습니까??"
이제 그린투어의 마지막 코스를 끝냈다..
여전히 으흘랄라 계곡 빠름 빠름 빠름 ~ 트레킹이 아쉽다.. 다음에 기회가 있다면 으흘랄라 주변에 숙소잡고 1박2일은 트레킹 해보고 싶어 진다..
버스 안에서 내 폴라로이드 카메라가 잠시 주인공이 된다.
터키 사람들은 신기한걸 보면 항상 가격을 묻는데.. 아흐맷 너도 역시나
"킴~ 마이 브라더 그거 얼마야??.."
".. 어어.. 아마도 200 달러 정도 할꺼야.."
"오 마이갓 정말 싸네.. 너 그거 나한테 팔래? 깔깔깔"
뭐가 좋은지 혼자 신났다..
신난 사람을 보면 사진을 찍고 싶다.. 우리나라에서는 사진을 찍자고 하면 대다수의 사람들은 경직되버려서 ..
뭐 피사체를 즐겁게 하는 사진사가 최고의 사진사 라고 하던데.. 나는 그런면에서는 좋은 찍사가 되긴 글렀어..
신난 아흐맷에게 폴라로이드 사진을 한 장 선물한다.
초점을 맞추고 사진을 찍고 필름을 빼고 인화가 되고 인화지를 때어내는 일련의 과정이 버스안 사람들에겐 신기한 눈요기..
'당신들 내 덕에 지루하게 갈 뻔한 시간이 즐거운거라고~' 즐거운 사람들..
사진을 보며 과하게 즐거워하는 아흐맷..
"땡큐 땡큐 브라더~ 넌 정말 멋진 남자야"
'그래 너랑 나 이제 브라더지.. 온 세계인이 우리의 브라더야.. 피스!!'
난 내친김에 브라더에게 묻는다.. "헤이 브라더 ~ 나 괴레메 선셋포인트를 가고 싶은데 버스로 거기 올라가는 길에서 내려주면 안될까?"
"오케이 오케이.. 너 숙소가 어디니?? 아하 선셋케이블 오케이 내려줄께 선셋포인트!! .. "
"여러분 킴이 선셋을 가고 싶다고해서 여러분도 억지로 다 선셋을 가야겠습니다 숙소로 가고 싶은 분은 알아서 걸어가세요"
'...........브라더... 브...브라더.. .. 야 !! 야이 새기야!!! ㅋㅋㅋㅋ"
끝까지 날 놀리는 아흐맷.. 버스는 또 한번 웃음 바다..
' 당신들 내덕에 즐겁게...(후략)'
버스는 숙소가 있는 언덕을 올라간다.. '얘가 이해를 못했나.. 선셋포인트 올라가는 길에 내려달라고 임마..'
숙소도 아니고 언덕 올라가는 길도 안보이는 곳에서 내려준다..
일단 웃으면서 잘가라고 몇 번이나 말하고는 버스에서 내린다..
'아흐맷... 여기는 그냥 괴레메 중심가 아니니??'
설상가상 조류를 싫어하는 여자분과 그의 남편이 같이 내리며 조류 싫어... 그냥 그 분들이 등뒤에서....
"선셋포인트 가신다면서요?? 저희도 같이가요 저희끼리 가면 길 헤맬것 같아서.."
"아...아..하하하하하 ^-^;;;;; 저희도 지금 길모르는데 내리라고 해서 내린거예요"
친절한 아흐맷이 나의 표정을 읽었는지..
내리는 나를 붙잡고.. 대략의 위치를 말해준다..
"너희 숙소가는 길에서 레프트로 쭉가 그럼 언덕 올라갈 수 있어"
............
장난 하냐?? 나 여기 온지 하루 된 사람인데 너무 브라더 입장에서의 설명인걸??
여튼 가본다 뭐.. 대충 가면 되겠지 어렵게 설명 안한거 보니 근처인듯..
* 괴레메 중심가에서 카펫 많이 널어놓고 파는 가게를 정면으로 보고 왼쪽길로 계속 따라 올라가면 보입니다.
그렇게 한국인 신혼부부 두쌍은 언덕을 헥헥 거리며 올라가고 있다..
여긴가?? 여긴가?? 오오오 저기 보인다...
그냥 올라가면 되나봐 하면서.. 중간에 대충 길이 아닌것 같은데 맞는것 같기도한 언덕을 타고 오른다..
올레~ 여기구나.. 이햐... 앞쪽으로는 괴레메 중심가가 한 눈에 보이고.. 뒤로는 로즈벨리와 그 옆의 멋진 광경이 막히는 것 하나 없이 펼쳐진다..
아직 해가 질려면 좀 남았으니 사진도 찍고 앉아서 노래도 부르며 노닥거려본다..
* 역광을 피하자니 눈이 부시고.. 모르는 사람에게 사진기를 맡기자니 영 불안한 나의 표정
* 괴레메 중심가와 멀리 보이는 레드벨리(우측)
* 내가 찍은 와이프와 와이프가 찍은 나 (내 표정이 너무 심각해서 흑백으로 보정) |
* 선셋포인트에서 일몰 보기 좋은 곳을 향해 (우측 동행한 신혼부부 분들의 남편..그리고 아내분의 다리)
* 어딜봐도 절경( 동네 뒷 언덕에 올라왔을 뿐인데)
* 석양 빛을 받는 레드벨리(내 표정을 보니 지금 내 얼굴도 붉어지는군)
드디어 해가진다...
일출과 마찬가지로 일몰 역시 앗하는 순간에 사라진다...
오늘 보여준 빛 가운데 가장 화려한 색채는 원래도 붉은 색이라서 레드벨리라고 불리우는 지형을 더 붉게 만들어준다.
"여기서 살면 자동으로 시인이 되고 철학을 하게 되겠어..." 라고 혼잣말을 하며 연신 사진기의 파인더를 본다..
눈으로 보는 것 만큼 마음으로 느끼는 것 만큼 사진으로 남길 수 있다면 그 사진은 굉장한 작품이 될까?
아니면 눈으로 보는 것과는 다른 느낌을 전달해야 굉장한 작품이 될까??
... 어떤 것을 찍고 전달하고 싶어하느냐에 따라 다르겠지.. 뭐 난 사진작가가 될 일은 없을테니까.. 그냥 찍자..
* 노을을 한껏 즐기는 레드벨리 파노라마 (클릭해서 보시면 더욱 아름답습니다.)
해가 떨어지고 나니 바로 찬 기운이 돈다.
이 언덕에서 와이프와 와인도 한잔하고 앉아서 별 뜨는 것도 보고 싶었지만..
어제 ATV 투어 덕에 감기 기운도 있고 얼굴도 찬바람에 상해버린 와이프를 더 있게 하고 싶지도 않았다.. 보려던 것을 봤으니 하산..
와이프의 감기 기운이 걱정되 뜨끈한 국물이 있는 음식을 먹기 위해 또 항아리케밥을 먹기로 결정했다..
어제 문닫아서 못간 S&S 항아리케밥 집을 향해 다이렉트로 돌진...
아......문.. 닫 .. 았... 다..
어제와 같은 식당을 갈까 하다가 와이프가 어제 낮부터 점찍어둔 "MAMA 레스토랑"로 결정..
겉으로 보이는 모습은 식당 단가가 좀 있어 보인다.. 뭐 어때 얼마나 비싸겠어.. 하고
식당 문을 향해가는데...
어?! 투어 함께한 조류를 싫어하는 분과 그 남편분 ㅋ
식당에서 간단하게 뻘줌한 인사를 나눈뒤 자리를 잡는다..
그 부부와 합석하여 맥주도 한잔하고 그 부부가 이미 여행하고 온 이스탄불의 최신정보도 얻고 싶었지만..
왠지 여행지에서 낮선 사람과의 교류가 어색한 와이프를 위해 그러지 않는다..
신혼여행이니 둘만의 시간을 보내고 싶을 수도 있으니..
* 매뉴로 고른 견과류 샐러드 , 항아리캐밥, 특별 치킨 요리. (71 TL)
)
어제의 식당보다 전체적으로 맛이 없다..같이 나오는 밥의 양도 조금은 적은편 하지만 분위기는 괜찮으니..
아내의 피곤도 풀겸 이런 나긋한 분위기의 식당도 괜찮다고 생각하며 식사를 마친다..
오 그래도 사과차를 서비스로 주네 1 TL 받을 줄 알았는데 ㅎ
팁으로 1불을 쥐어주고 식당을 나선다..
오늘도 이렇게 지나가는구나..
내일은 새벽 일찍 일어나 벌룬을 타야하니 일찍 자야지..
그래도 일기는 빼먹지말고..
여행때 간단히 메모해둔 그날의 일들이 꽤 도움이 되네요..
이럴 줄 알았으면 좀 더 공들여서 적을껄.. 하는 생각이 드네요
Tip.
1. 그린투어는 꽤 긴 시간 이동도 꽤 하므로 간식과 물을 챙겨가면 좋습니다.
2. 괴레메 지역의 대부분의 식다은 팁을 별도로 요구하진 않습니다. 하지만 괜찮은 서비스를 받았다면 감사의 표시정도는 하면 좋겠죠
(다 드시고 계산해달라고 하면 금액을 영수증에 적어서 줍니다. 그 금액만 지불하면 됩니다)
3. 선셋포인트에서 일몰을 보실 생각 이시라면 깔고 앉을 수 있는 무엇인가를 준비하시면 더욱 안락한 감상이 가능합니다.
'해외 여행 > Again 터키 - 2013.10 허니문' 카테고리의 다른 글
터키 신혼여행 "둘째날. 벌룬투어 최고!! 그리고 지옥의 야간버스 12시간" (0) | 2013.11.27 |
---|---|
터키 신혼여행 "둘째날 그린투어를 갑시다. - 1부" (2) | 2013.11.20 |
터키 신혼여행 "카파도키아 도착.. 여기가 지구 맞나??" (0) | 2013.11.19 |
터키 신혼여행 "출발해볼까? 이스탄불로!!!" (0) | 2013.11.18 |
터키 신혼여행 "2주 일정.. 우린 어디로가는가??" (0) | 2013.11.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