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신혼여행 "프롤로그.. 신혼여행으로 터키를 간다고??"
지난 여행들을 차분하게 여행기로 적어 보려했는데 난 그런게 잘 안됐다... 차분하게 인터넷 창을 열어두고 글을 쓰려고 고민하는 것도 좀 귀찮았고...
생각보다 정리되지 않은 여행들이어서..
그래도 사진으로 부지런히 남기고 여행의 정보를 적어둔 것과 여행에서 느낀 점이 더 희미해지기 전에 서둘러 시작.
중간에 때려치우더라도 어느정도 시작해두는게 좋을 듯하니.
여행의 정보도 조금 나의 생각도 조금.. 복합된 에세이 형식의 정보이니 필요한 정보가 없을 수도 있습니다.
여행의 실루엣
여행이 주는 여유는
삶의 속도를 늦추는 낭비가 아니었다.
새로운 자신을 구축하는, 성장의 기쁨을 누리게 한 기간이었다.
그동안 몰랐던 삶의 아름다움을 느끼게 하는, 그리고
그러한 느낌들로 인해 여유롭고 풍요로운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자세를 키워주었다.
여행이라는 추억의 실루엣은 그리움이 된다.
외롭고 고생스럽지만 보람 있고, 즐거웠지만 아쉬운 기억들은
'의미있는 시간'이라는 이름으로 머릿속에 자리잡아
그리움을 만들고 있다.
- 이종은의 《너무나 느긋한 휴식 스케줄》중에서 -
2002년 월드컵의 열기가 이어지던 그 해 겨울.. 군제대를 하고 무엇인가 큰 일에 도전해보고 싶었던 나는 .. 당치도 않는 유럽여행을 계획하게 된다.
그 당시의 나는 영어는 요즘 초등학생보다도 못했고.. 평소 유럽 문화나 역사 기타 등등에 별 관심이 없었으니 정말 밑도 끝도 없는 결정이었다..
뭐 찾자면 나름의 드라마틱한 이유도 있었지만 어쨌든 해외.. 그것도 비행기로 12시간을 가야했던 유럽은 지금 생각해도 내 인생 최대의 도전이라 할 만했다.
"10년전에 찍은 블루모스크와 아야소피아"
당시의 여행은 나의 인생에 큰 변화를 가져오게 된다.
여행의 즐거움 설레임... 그리고 나는 인생에서 무엇을 원하는가... 거창하지만 사실이었다.
24살에서 25살로 넘어가던 나는 군제대 후 가정형편이 안좋아지면서 (IMF도 여파도 있었고..)
학업을 계속 할지 취업을 해야할지.. 무엇을 해야할지 모른채 그저 세상을 떠다니던 부유물과 같았다
결과적으로 보면 당시의 유럽 배낭여행으로 인해 나는 잃는 것도 있지만 아주 큰 인생의 가치관을 세워왔다 볼 수 있다.
그러니 그 이후 10년의 인생에서의 어찌 여행을 좋아하지 않고 꿈꾸지 않을 수 있었을까? 여행은 이미 나의 꿈이자 생각만해도 설레이는 일이었다.
그렇게 10년이 지난 2013년 내 인생은 또 한번 크게 휘몰아치는데 그것은 바로 "결혼"
살면서 결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진지하게 해본건 20대 초반쯤... 그 이후로는 자의적 타의적으로 결혼에 대해 포기 하고 살았고..
나의 인생의 화두는 "1년간의 세계여행"이었다.. 사실 그것을 위해 돈도 모았으며 나름대로 준비도 해나가고 있었다.
(회사를 그만두고 떠났다가 한국을 다시 돌아왔을때 입에 풀칠이라도 하기 위한 나름의 부업(?)이라던가 ㅎㅎ)
하지만 누가 그랬던가 "세상은 생각대로 되지 않는다고.. 하지만 생각대로 되지 않는건 정말 멋지다고" (by. 심하게 긍정적이어서 신기한 빨간머리 앤)
나는 결혼을 선택했고 자연스럽게 나의 세계여행에 대한 꿈은 미뤄두던지 포기하던지 해야하는 것이 되었다..
혹시 또 언젠가 갈 수 있을지 모르지만.. 지금 나의 현실은 아니니까 :)
각설하고...
신혼여행지를 고르다보니.. 그저 그런 휴양지는 내 마음에 영 들지 않았다..
뭐 남들이 가는 동남아의 휴양지 다른 휴양지를 가도 되지만 앞으로 회사다니며 결혼생활도 꾸려가는 나의 인생과 나의 반려자의 인생이 또 다시 한번 크게 휘몰아 치지 않는다는 가정을 해보면
우리는 인생에서 1주일 이상의 여행을 간다는게 어려울듯 하였고..
그래서.. 우린 조금 특별한(사실 나중에 보니 별로 특별하지도 않았다) 결정을 하기로 한다.
일단 우리는 1주일보다 조금 더 긴 휴가를 내어보기로 했다. 결혼을 하면 주는 일주일의 휴가와 여름휴가를 쓰지 않고 붙여서 쓰기로..
둘 다 회사원 신분으로 사무실의 책상이 없어질지도 모르는 불안감에 시달려야 했지만..
각자 회사의 배려로 나름 매끈하게 2주의 휴가를 받을 수 있게 됐다.
그때부터 나의 화두는 2주라는 시간을 어디로 가야 할 것인가..
내가 생각해봤던 신혼여행지 이집트 , 터키 , 아프리카?? (ㅋ) ... 기타 등등... 누가 봐도 일반적인 신혼여행지는 아니고 ㅋㅋ
와이프의 생각...... 모르겠음 ... 스페인과 이탈리아??? (사실 신혼여행지에 대한 특별한 반론이 없었고.. 휴양지를 가고 싶어하거나 했을 수 있지만 말을 도통 하지 않아서...)
사실 난 이집트가 가장 가고 싶었다.. 이집트에서의 스쿠버다이빙도 해보고 싶었고 사막도 보고 싶었고...
그런데 이집트는 신혼여행으로 가기에 고행을 하는 것이나 다름 없어 보였다... 아프리카는 말할 것도 없지 ㅋㅋ
그래서 터키를 1순위로 두고 여러가지 정보도 수집해보게 된다.(사실 터키도 나름의 고행은 있었으니.. 어딜가도 고생은 하는것인가보다..)
그렇게 터키를 두고 준비하던 나를 한가지 생각이 머리와 마음을 지배하게되는데...
"여행을 좋아하게된 10년전 내가 있었던 그 곳에서 또 크게 변하게 될 내 인생을 정리하고 시작하고 싶다.. 혹은 그 곳이라면 충분히 그 모든 변화를 자연스럽게 정리해줄 것이다..."
여러가지의 대화와 일종의 설득을 거쳐...
와이프의 엄청난 배려로 결국 신혼여행지는 터키로 결정 일정은 10박 13일..
당시의 결정에 대해 주변 지인들의 피드백은...
"너 가서 계속 싸우면서 다니고 싶냐? " or "장난 아니다 2주를 낸것도 신기하고 터키를 간다는것도 신기하다.." or "진짜 부럽다.. 멋있다.."
그리고 또 이런 류의 피드백도 있었다.. "결혼 하지마!!!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어!!!!! 도망쳐!!!" =>(아 시끄러 ㅋㅋㅋㅋㅋㅋㅋㅋㅋ)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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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가자 터키로
꼭 가자 신혼여행을..
프롤로그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