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여행/Again 터키 - 2013.10 허니문

터키 신혼여행 "2주 일정.. 우린 어디로가는가??"

껄껄스토리 2013. 11. 18. 00:20

모든 여행자가 그러했듯이,

나는 내가 기억한 것보다 많은 것을 봤으며

내가 본 것보다 더 많은 것을 기억한다.

 

 - 벤자민 -



난 여행을 스스로 계획하고 상상을 하고 준비를 하는 단계부터 즐겁고 행복하다.


10년전의 유럽여행때 터키를 10일정도 다녀왔는데 그땐 참 무모했던 것이.. 터키라는 나라를 아예 계획에 넣지 않고 시작한 여행이었고

로마에서 충동적으로 그리스를 가고 싶어서 그리스로 떠났고... 그리스에서 또 터키로 떠났으니..

난 터키에서 사실 특별히 뭘 보러 다닐 수도 없었다.. 뭘 알아야 보러다니지..


겨우 사람들에게 귀동냥하여 다녀온 곳은 카파도키아... 터키에서 10일정도 있었는데.. 그정도면 파묵칼레도 추가해서 갈 시간이 됐으나..

난 이스탄불에 3일간 있다가 버스타고 카파도키아 가서 3일 있다가 다시 이스탄불로 돌아왔다. 왜냐고?? 파리로 가기 위한 비행기를 타기 위한 일정 때문에...

그런데 카파도키아에 갔다가 돌아와서 보낸 이스탄불에서의 이틀이 아주 특별하게 즐거웠던 날들로 기억에 남아있다.


할일 없이 아침밥 먹고 아야소피아 앞 공원에 앉아 커피 한잔 들고 한시간 넘게 지나가는 사람들을 구경하고 바쁘게 걸음을 옮기는 구경하기도 하고 

길 잃고 헤매이는 여행자들을 도와주기도 하고 .. 국제학생증이 없어서 블루모스크를 비싼 돈을 주고 들어가야하는 한국 학생들을 대신해서

입장표 판매하는 터키에게 협상(?)을 해주기도 하고 ㅎ


이란으로 가야하는 동갑내기 친구랑 이란대사관에 같이 가보기도하고.. 이스탄불 시내에서 제일 싼 되네르케밥 (Doener Kabab) 을 찾아서

숙소에서 친해진 한국사람들에게 소개해주기도 했다 ㅋ (당시 환율로 750원쯤 되는 케밥.. 당시 케밥이 거의 1200원 ~1700원 정도 했는데 ㅎ)


그뒤로 나는 여행계획을 세울때 마다 나는 그때의 이스탄불을 생각했던 것 같다.

그때의 내 멋대로의 여행.. 무엇을 보기위해 바쁘게 움직이고 무엇인가를 느낄 시간도 없이 바로 또 다른 볼 것을 찾아 급하게 쫒기듯 옮겨다니는 여행이 아니라...

머물고 싶으면 머물고 떠나고 싶으면 떠났던 그 이스탄불.... 그때의 하늘의 색깔도 냄새도 울려퍼지던 muezzin의 기도문도... 

그 이후에 나의 여행엔 항상 그때의 이스탄불이 녹아들었다..



터키로 가자!!! 라는 말을 흥쾌히 받아들여준 와이프를 위해서라도 나는 아주 벨런스가 잘 잡힌 여행을 준비하고 싶었다.

휴양을 위한 여행과 배낭여행... 둘 다 잡는 계획을 세우고 싶었다.


일단은 주요 도시를 검색한다.. 

가고 싶은 곳이 정말 많다.


필수도시를 지정해본다. "이스탄불 , 카파도키아, 파묵칼레" 그리고 휴양을 위한 지중해 해변 "안탈리아, 페티예, 기타등등"

대충 지도에 표시해보면 이정도 루트가 된다. (모바일로 보시는 분들 없겠지만 지도 사이즈가 자비가 없네요)





터키... 맞아 넓었지.. 머리가 아프다...

가고 싶은 곳은 많은데 시간도 없고 와이프의 체력이나 여행 성향을 잘 알수가 없었다..

초안을 짜서 와이프와 얘기해봤는데.. 다 좋다는 말이 되돌아온다... 하긴 나도 다 좋긴 좋아.. 좋은 것중에 선택해야하는게 문제... 


일단 이스탄불과 카파도키아는 포기할 수 없었다. 이스탄불하고 카파도키아를 안간다면 터키를 가는 이유중에 50%이상은 없어지는 것 같았으니..

그럼 이제 어딜 또 갈 것인가.. 


그래 휴양지.. 이쁘고 물이 맑아서 계곡물 같은데 먹어보면 짜서 토하고 싶은 바닷물...그런 바닷가가 필요했다. 

그 중 코스상으로 적절한곳은 안탈리아 , 욀류데니즈 .. 아 맞다 보드룸도 있지... 


일단 코스상으로 보드룸은 좀 멀고 무리가 있어 보여서 pass!!

각 여행 사이트들의 정보도 얻고 구글에서 사진 검색도 하며 고심을 한 결과 "페티예 욀류데니즈" 를 선택...


이유가 뭐냐고?? 아무리 휴양이라도 며칠동안 그냥 늘어져 있기에는 컨텐츠 부족으로 지겨울 것 같아서..

다른 곳도 뭔가 투어 컨텐츠가 있었겠지만 욀류데니즈의 보트투어나 ATV 투어 페러글라이딩 투어등등의 컨텐츠가 가장 맘에 들었고..

욀류데니즈 해변의 아름다움도 한몫했다 볼수있다..


이제 짧게 들러서 볼 수 있는 한 곳 정도의 여행지를 더 골라야했는데.. 사실 파묵칼레가 가장 유력한 후보지였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파묵칼레는 탈락 시켜버렸다.. 

파묵칼레의 지나친 호객이나 사기나 다름없는 버스환승 문제 기타 등등... 그리고 다시 이스탄불을 가기위해 이즈미르 공항에서 비행기를 탔어야했는데

페티예에서 이즈미르 공항 가는 방법이 셀축에서 이즈미르 공항까지의 기차를 타는것이 편해보였다... 

그러자니 셀축도 들러야하고 파묵칼레를 들렀다가 셀축에서 기차타고 어쩌고 하기가 너무 빡빡하게 느껴졌다,

내가 보기에도 빡빡해 보이는데 짐을 끌고 일정과 이동거리를 다녀야할 와이프를 생각해보니...

파묵칼레에 대한 흥미가 떨어져버렸다.


과감하게 파묵칼레는 빼버렸다.. 물론 와이프가 파묵칼레를 꼭 가보고 싶다고 하면 넣었겠지만... 파묵칼레에 대한 나의 부정적인 태도를 느꼈는지

와이프도 파묵칼레 일정은 너무 빡빡해 보인다며.. 파묵칼레는 우리의 일정에서 빠지게 되었다.. 

결과적으로 얘기하면 아주 잘한 일이었다.. 우린 파묵칼레 없이도 충분히 힘들었으니....


그래서 결정된 루트



* 자비없는 나라크기 그에 따른 자비없는 이동시간            


인천 -> 이스탄불 도착 카파도키아행 비행기로 환승 -> 카파도키아 네브쉐히르 공항 도착 후 괴레메로 이동 -> 괴레메 2박3일  3일째 야간버스 이용 -> 페티예 오토가르도착 돌무시로 욀류데니즈 이동 -> 욀류데니즈 3박4일 4일째 주간버스 이용 -> 셀축도착 1박 2일 

-> 셀축 2일째 기차로 이즈미르 공항으로 이동 후 이스탄불 행 비행기 탑승 이스탄불 도착 -> 이스탄불 3박 4일 4일째 밤 인천으로 출발 -> 한국 도착


늘어놔도 참 숨찬 일정이 나왔다... 그나마 빼고 여유있게 비행기도 이용한 일정인데.... 신혼여행인걸 생각해보면 빡빡하고 10박 13일을 가는 일반 터키 일정으로는 여유가 흘러넘치는 일정..

그야말로 하이브리드 일정아니겠는가? haha :)


겨우 도시를 정했다.. 그 도시에서 뭘 할 것인지 무엇을 볼 것인지 정해야하는데...

이쯤 계획했을때 난 생각했다..


괜찮을까???........

터키에 대한 별다른 정보가 없는 동행 .. 그 동행이 와이프.. 괜찮을까?? 

과연 우린 무엇을 보고 쉬고 또 보고 생각할 것인가...




번외..


쓰다보니 숙소 예약하는걸 먼저 쓰고 일정계획하는 것을 나중에 썼는데 순서상으로는  

일정 계획이 먼저고 숙소예약이 나중입니다. 

뭐 난 순서따윈 믿지 않아! 라고 생각해주시면 됩니다.


그런 순서쯤은 상관 없잖아요? 어짜피 읽는 사람도 많이 없는데...




읽는 사람도 없을텐데 난 왜 누구한테 말하듯 쓰는걸까..